뭘 해도 재미 없고
뭘 먹어도 맛이 없다.
옛날엔 밖에 나가기만해도 재밌었고,
옛날엔 소주에 라면 부스러기만 먹어도 신났는데.
하지만 아들래미, 딸래미가 커가는거 보면 신기하고,
시험 100점 맞았다고 자랑하는 모습이 신통방통하기도하고.
자식 키우는 맛은 있는데,
내 삶 자체는 재미가 없다.
좋은 음악, 좋은 음식. 그리고 노름
예전엔 친구들이 모이기만 해도 술 한잔 하며, 노름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저 돈을 따서 뭐할까, 생각이 든다.
마우스 클릭 한번에 수백, 수천만원이 왔다 갔다 하는데도.
이젠 노름도 재미가 없다.
입사하고 10년만에 이 일이 안맞는다는 것을 느낀다.
첫 입사할때는 좋았는데,
그 좋았던 시절은 다 가고 어느샌가 내 머리에는 흰머리만 생기고 있다.
여기서 내가 뭘 하고 있나 싶다.
좋은 기업을 잘 다니다 회사를 때려치고 농사를 짓는 친구가 있다.
촌에 가서 농사를 짓느랴, 처음에는 어리버리했지만 지금은 잘 산다.
작년인가?
그 친구와 만나 커피 한잔을 하며, 그때 왜 때려쳤냐며 물어봤다.
좋은 기업이었으니까, 꿈의 직장이었으니까..
곧 죽을꺼 같아서 그만뒀다 한다.
친구야. 나도 곧 죽겠다.
농사도 여간 힘든것이 아니다.
여름에 보는 친구의 모습은 한마리의 오골계 같았다.
몸은 얼마나 말랐는지, 얼굴은 얼마나 새카만지.
이것도 나랑 안 맞는다.
또 다른 친한 친구에게 갔다.
대형 화물차를 운전하는 그 친구에게도 물어봤다.
화물차 어떤데? 맨날 돌아다녀서 심심하지는 않겟다야.
어...좋지..
그 친구 웃으면서 왈,
하루에 20시간씩 운전하느랴 깜빡 졸아버리면,
할부금도 못내고 골로 간다
너도 한번 해볼텨?
나는 언제부턴가 1시간 이상 운전을 못한다.
잠이와서..
사람들이 말한다.
어렵게 들어간 기업 나오면 평생 백수된다고
어렵게 들어았는데 왜 그러냐
버티라한다.
그럴때마다..
야들아.... 내 속이 사람속이 아니야..
라고 답해주고 싶지만, 수긍한다.
올해도 성과금 많이 준단다.
성과금.. 세금 빼고 받으면 푼돈인데 또 며칠은 즐겁다.
매일 아침,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며 또 아침에 출근을 한다.
생각대로 사는게 아니고 사는대로 생각하는데,
곧 건강 잃고, 좋은시간 다 잃고 큰 후회 할꺼같다.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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