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183.6 MHZ : 벌레

    실내로 들어온 매미 한마리 그깟 매미 한마리 때문에 소란스워진걸 보며 유년시절 내가 떠올랐어 그땐 겁이 없었지, 저런 징그러운걸 막 잡기도, 키우기도 했을만큼 딱 어느날부터 였는지 몰라도 어느샌가부터 매미가 징그러워졌어.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었을까? 20대 중반이 된 지금, 어느날부터인가, 밤에 샤샤샥 샤샤샥 돌아다니는 바쌤들을 보고 호들갑을 떨지 않는 나. 무심한듯 한마리, 두마리 손으로도 죽이는 나를 보며 이제는 다른 생각이 들곤해. 이제는 내가 늙고 있구나 늙어가고 있구나.

    183.6 Mhz : 꿈

    널 다 잊었다고 생각했다. 오늘 꿈을 꾸기전에, 오늘 내가 꾼건 우리가 행복했던 순간이었을까 내가 만들어낸 순간이었을까 꿈인지 모르고 행복한 너의 웃음을 보며 뭐든지 해주고 싶었다 매일 너를 보러 갔고 그때마다 마음이 편했다 너의 웃음에 나도 따라 웃고 있었다 허나 꿈에서 깨고야 알았다 꿈인걸 알았다면 더 오래잘껄, 잠에서 깬 내가 원망스러웠다 꿈인걸 알았다면 더 잘해줄껄, 더 잘해주지 못한 내가 미웠다 내 머리는 너를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내 마음은 아니였다보다

    183.6 Mhz : 데이트메이트

    남 주기는 싫고 내꺼 하기는 싫은 그런 애매한 사이 더 다가가면 부담을 느낄꺼란 생각과 만약 사귀다 헤어지면 평생 못볼꺼란 이유로 그저 데이트메이트라고 생각했던 지난 날 시간만 질질 끌다 어느새 채워진 너의 옆자리 자연스레 끊긴 너와의 연락 연락이 끝긴뒤 알게된건 내가 널 많이 좋아했다는것 용기를 내지 못해 변명만 했다는것

    183.6 Mhz : 같은이유

    우린 헤어졌고 다시 만났다. 같은 이유로 싸웠고 같은 이유로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우린 같은 이유로 또 헤어졌다. 그 이유를 까먹은, 시간이 지난 지금 지금쯤 넌 얼마나 바꼇을까 지금 우린 같은 이유로 다시 서로를 만나러 간다 (추신) MH야.. 그애는 진짜 아니야..)

    183.6 Mhz : 너를 울린 한마디

    그 해는 너가 참 힘들었던 나날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4월 중순이 생일이던 너는, 너의 생일전에 꽃이 지는게 항상 슬펐다고 했다. 가장 힘들다고 느꼈던 그 해, 너의 생일이 어김없이 찾아왔고. 그 날따라 왜 꽃이 지는게 더 슬펐던지 축하받고 싶은 날에 떨어지는 꽃잎들을 보며, 너도 마치 떨어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나. 너의 생일날, 밖에 나가기도 싫었던 그날 뜻밖에 찾아온 손님, 문 밖에는 친구가 와있었다고 했다. 울상인 너의 표정을 보며, 친구는 널 끌고 나갔다고 했다. 신나게 놀다 어느새 밤이 되었고, 집 앞 벤치에 앉아 간단히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있었다. 아무리 숨겨도 그 친구는 너의 마음을 알았는지, 대뜸 운을 띄었다고 했다. 아마 예전에 너가 했던 말을 기억한듯 했다. "꽃이 진다고 너까지..

    183.6 Mhz : 꽃 보러 간날

    4월이 되서 꽃을 보러 너와 함께 간 안양천 너와 나란히 걸으며 봤던 꽃들 저건 민들레 이건 목련 요건 개나리 와, 벚꽃도 참 이쁘네 그러다 문득 내 옆에 있는 너를 보았고, 넌 그 꽃들보다 예뻐보였어 그래서 했던 말 한마디, "너는 무슨 꽃 할래?" "꽃보러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가 없었네" 라는 뒤이은 나의 말에 세상에서 가장 예쁜 이름모를 꽃을 다시 보았어

    183.6Mhz : 강물

    183.6Mhz : 강물

    달이 환하게 모습을 드리우던 날 강 앞에 앉아 강에 비친 사물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다 아름다운 것은 비친 그 모습마저도 아름답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당신, 당신은, 그렇다면 강물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183.6 Mhz : 옆자리

    어제 차 옆자리에 널 태웠다. 조용해진 분위기에 들려오는 너의 숨소리 너의 숨소리에 따라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너의 들숨에 엑셀을, 너의 날숨에 브레이크를 너 몰래 너의 숨소리를 훔쳤기 떄문일까? 가끔씩 엑셀과 브레이크를 바꿀때마다 들린 너의 숨참는 소리는 마치 날 사랑한다고 나에게 속삭이는것 같아, 가슴이 설렜다는 말을 차마 오늘도 하지 못했다.

    183.6 Mhz : 껌

    껌을 씹다가 문득 그들이 불쌍함을 깨달았다 처음 맛을 봤을때 달디 단, 그 맛으로 품고 있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고 이윽고 딱딱해지기까지 한다 그것은 곧 우리를 아프게 한다. 그렇게 우리는 껌을 뱉는다. 처음 연애할떄의 달달함, 이윽고 찾아오는 권태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별을 고한다. 나또한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다시는 껌을 뱉지 않기로 했다. 대신 너를 삼켜야겠다. 무슨일이 있어도 너만큼은 내가 버리지 않겠다. 그 아픔은 느낄 필요가 없는 아픔이기에

    183.6Mhz : Prologue

    183.6Mhz : Prologue 사랑이라는 단어를 삶을 살면서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삶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더 많이 나올지 문득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때마다 글을 쓰고 싶어졌다. 그만큼 사랑이 우리가 살아가는데에 있어 중요한가치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들도 이 책에 사랑이 몇번 나오는지 같이 세어봐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