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183.6Mhz : 사는 이야기

    뭘 해도 재미 없고 뭘 먹어도 맛이 없다. 옛날엔 밖에 나가기만해도 재밌었고, 옛날엔 소주에 라면 부스러기만 먹어도 신났는데. 하지만 아들래미, 딸래미가 커가는거 보면 신기하고, 시험 100점 맞았다고 자랑하는 모습이 신통방통하기도하고. 자식 키우는 맛은 있는데, 내 삶 자체는 재미가 없다. 좋은 음악, 좋은 음식. 그리고 노름 예전엔 친구들이 모이기만 해도 술 한잔 하며, 노름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저 돈을 따서 뭐할까, 생각이 든다. 마우스 클릭 한번에 수백, 수천만원이 왔다 갔다 하는데도. 이젠 노름도 재미가 없다. 입사하고 10년만에 이 일이 안맞는다는 것을 느낀다. 첫 입사할때는 좋았는데, 그 좋았던 시절은 다 가고 어느샌가 내 머리에는 흰머리만 생기고 있다. 여기서 내가 뭘 하고 있..

    183.6Mhz : 가을

    푹푹 찌는 여름이 지나고 밤에 조금식 선선하다 느끼는 요즈음날. 요즘들어 니 생각이 나서, 알수없음이 된 카톡에 들어가 우리가 주고 받던 수많은 이모티콘 시간이 흘러가면서 우린 요점을 다 놓쳤어. 너무 많아 우리 안겨준 상처가, 날 두고가지마 혼자 버려 두지마 수없이 했던 거짓말, 다 내가 미안하니까

    183.6 MHZ : 벌레

    실내로 들어온 매미 한마리 그깟 매미 한마리 때문에 소란스워진걸 보며 유년시절 내가 떠올랐어 그땐 겁이 없었지, 저런 징그러운걸 막 잡기도, 키우기도 했을만큼 딱 어느날부터 였는지 몰라도 어느샌가부터 매미가 징그러워졌어.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었을까? 20대 중반이 된 지금, 어느날부터인가, 밤에 샤샤샥 샤샤샥 돌아다니는 바쌤들을 보고 호들갑을 떨지 않는 나. 무심한듯 한마리, 두마리 손으로도 죽이는 나를 보며 이제는 다른 생각이 들곤해. 이제는 내가 늙고 있구나 늙어가고 있구나.

    183.6Mhz : 파닥파닥

    오랜만에 본 여사친, 변함없는 생글생글한 미소 덕분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여자 없냐는 질문에 그저 정적 넌 있냐며 넌지시 물어봤더니, 기다렸다는듯이 몇명을 보여준 너. 켜진 카톡으로 보이는 수많은 물고기들 알림으로 확인했을텐데 왜 읽고 답해주지 않냐는 내 질문엔 "귀찮어" 라고 말했다 그 중 한명과의 대화내용을 보게되었다 장문의 톡, 매일 아침 보내는 톡 칼답과 읽지 않아도 계속 보내던 그 한명을 아마 그 친구 뿐만이 아닌 그 친구의 풀장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자신을 봐달라며 파닥이고 있겟노라 짐작했다. 그러다 몇달전 만났었던 그녀가 어림풋 생각이 났다. 죽은듯 가만히 있다가, 생사를 알려고 한번 찔렀을때만 파닥이던 난 그저 평범한 물고기 한마리. 나와 다르게 다른 이들은 그녀에..

    183.6Mhz : 좋아하는 이유를 말해봐

    날 좋아하는 이유가 뭐냐던 너 이유야 수없이 많이 만들어낼 수 있었어 예뻐서 성격이 좋아서 잘 먹어서 잘 웃어서 하지만 그 이유들이 하나로 이어진다는걸 넌 몰랐을까? 난 너라서, 단지 너라서 좋았던 거야.

    183.6Mhz : 보고싶다

    보고싶다고 맹목적으로 말하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보고싶다라는 말에 담긴 의미를 차마 알지 못했다.. 가끔 보고싶다 라는 말을 빼먹는 날에 뾰루퉁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너의 표정을, 단 하루 빼먹었을뿐인데 난 이해할수 없었다 몇년이 지나고 꿈속에 나온 그녀가 던진 한마디 "보고싶었어" 동시에 잠에서 깼다. 두근거리는 심장을 주체 못한 채,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는 여운 보고싶다라는 말이 가진 힘이 이렇게 강력한지, 오늘처음 알았다

    183.6 Mhz : 데이트메이트

    남 주기는 싫고 내꺼 하기는 싫은 그런 애매한 사이 더 다가가면 부담을 느낄꺼란 생각과 만약 사귀다 헤어지면 평생 못볼꺼란 이유로 그저 데이트메이트라고 생각했던 지난 날 시간만 질질 끌다 어느새 채워진 너의 옆자리 자연스레 끊긴 너와의 연락 연락이 끝긴뒤 알게된건 내가 널 많이 좋아했다는것 용기를 내지 못해 변명만 했다는것

    183.6 Mhz : 같은이유

    우린 헤어졌고 다시 만났다. 같은 이유로 싸웠고 같은 이유로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우린 같은 이유로 또 헤어졌다. 그 이유를 까먹은, 시간이 지난 지금 지금쯤 넌 얼마나 바꼇을까 지금 우린 같은 이유로 다시 서로를 만나러 간다 (추신) MH야.. 그애는 진짜 아니야..)

    183.6Mhz : 상처

    초등학교때의 첫사랑, 아니 짝사랑.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때는 한 학년이 올라가 서로 다른반이 되는것이 얼마나 슬펐던지 몇날며칠을 울었던 것같다. 하염없이 울다가 문틈에 손을 찡겼다. 피가 철철나는 손을 보며 더 울었던것으로 기억한다. 아직까지도 상처는 사라지지않고 흉터로 남아있다.. 상처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아픔이 계속되는것도 아니였다. 그렇게 잊어가는걸까 서서히 작아지는 흉터 자국처럼 이젠 흐릿하게나마 떠오르는 그녀 얼굴이 이제는 서서히 사라진다. 난 그게 너무 슬펐다.

    183.6 Mhz : 너를 울린 한마디

    그 해는 너가 참 힘들었던 나날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4월 중순이 생일이던 너는, 너의 생일전에 꽃이 지는게 항상 슬펐다고 했다. 가장 힘들다고 느꼈던 그 해, 너의 생일이 어김없이 찾아왔고. 그 날따라 왜 꽃이 지는게 더 슬펐던지 축하받고 싶은 날에 떨어지는 꽃잎들을 보며, 너도 마치 떨어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나. 너의 생일날, 밖에 나가기도 싫었던 그날 뜻밖에 찾아온 손님, 문 밖에는 친구가 와있었다고 했다. 울상인 너의 표정을 보며, 친구는 널 끌고 나갔다고 했다. 신나게 놀다 어느새 밤이 되었고, 집 앞 벤치에 앉아 간단히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있었다. 아무리 숨겨도 그 친구는 너의 마음을 알았는지, 대뜸 운을 띄었다고 했다. 아마 예전에 너가 했던 말을 기억한듯 했다. "꽃이 진다고 너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