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183.6Mhz : 쓰다

    학원에게 알게된 좋아했던 여자랑 잘 안됬을때, 처음 쓴맛을 알았다. 대학 입시에 관해 재수를 선택했던 내 인생은 매우 썼다. 처음 마신 소주 한잔, 그 한잔도 나에겐 매우 썼다. 돈을 쓸때, 기분이 좋았다. 글을 쓸때, 나는 자유로움을 느꼈다. 사랑을 처음 썼을때, 누구보다 행복했었다 "쓰다" 라는 말 넌 뭘까

    183.6Mhz : 아픔

    나는 너가 조금만 아팠으면 좋겠다 그래서 눈물을 조금만 흘렸으면 좋겠어 너무 많이 울어 눈가를 휴지로 닦다 보면 눈가가 짓무르듯, 그대 마음이 짓물러 버릴까봐 눈물이 흐른 자리를 계속 휴지로 닦다보면 헐어버린 피부처럼 그대의 마음이 헐어버릴까봐 그래서 너가 나에게 고통을 좀 나눠주고 조금만 아팠으면 좋겠다.

    183.6 Mhz : 작자미상

    지하철을 즐겨 타진 않지만 가끔 한강을 갈때 이용하곤 한다. 그럴때, 지하철 문에 적혀 있는 작자미상의 글들을 자주 본다. 좋지만 누가 작성했는지 알수 없는 그런 글들 작가 없이 이리저리 떠도는 그런 글 원작에서 약간 변형된, 같다고 또는 다르다고도 할수없는 그런 글들 많은 사람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듯한 글 우연히 알게된 그 글의 원작은 깔끔했지만, 작자미상의 글은 그 사람의 삶을 담고 있었다. 아니 여러 사람의 삶을 담고 있었다. 그래서 더 좋았나보다. 세상에 떠도는 글들은 이렇듯 다시 각색되어 나에게로, 또 다시 너에게로 흘러간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들은 어떻게, 누구에 의해 각색되어 다시 나에게 돌아올까

    183.6Mhz : 애기 개나리

    애기 개나리는 겨울에 동백꽃을 보고 초조해하고 애기 장미는 봄에 핀 개나리를 보고 초조해하고 애기 코스모스는 여름에 핀 장미를 보고 초조해하고 애기 동백꽃은 가을에 핀 코스모스를 보고 초조해한다. 애기 개나리는 옆에 활짝 꽃을 피운 동백꽃을 보며, '내일은 내가 꽃이 필까?' 라는 고민을 한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그 고민은 한없이 커진다. 결국 그 고민은 바뀐다. '과연 나는 꽃을 피울수 있을까?' 그래서 내일이 오는게 무서웠다. 하지만 결국 봄이 왔고, 애기 개나리는 노란 꽃을 활짝 피었다. 꽃들이 피어날 시기는 다 다르다. 다른 종은 말할것도 없고, 같은 종이라도 그 시기는 다르다. 남들이 먼저 꽃을 피운다고, 지금이 봄이 아니라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옆 친구가 꽃을 피우면 피우는대로, 내가 피면..

    버켓리스트 :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투자에 실패하고 연애에 실패하고 우울하고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갑자기 내가 하고싶은게 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작성하게 되었다. 죽기전에 하고싶은 버켓리스트들 여러가지 메모지에 적고나니, 우울한 감정은 한편 나아진것 같다. 1. 미안했던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기 2. 온 힘을 다해 사랑해보기 3. 프랑스에 사는 고등학교 친구랑 만나서 잔디에서 이런저런 이야기 해보기 4. 목동팸애들이랑 매년 추억 쌓기 5. 유기견 보호소에 지속적으로 봉사가기 6. 아빠처럼, 아니 아빠보다 더 좋은 아빠가 되기 (충분히 훌륭하신 아버지기에) 7. 방송해보기 8. 붕어빵 기계 대여해서, 보육원으로 봉사가기 9. 칵테일 제조사 기능 따보기 10. 나만의 칵테일 가계 차려보기

    183.6Mhz : 비행기

    사랑은 비행기와 같다 제대로 된 비행기는 조금 내려가는것과 상관없이 다시 올라갈수 있는데 처음부터 급하게 수직으로 올라간 비행기는 얼마 안가서 수직으로 추락해버린다. 사랑 역시 급하면 안된다는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확신이 없다면 좋아한다고, 보고싶다고, 사랑한다고 그 섣부른 마음을 표현하면 안된다. 몇명의 사람을 만나본 결과, 좋아하는 마음은 클수록 숨기는것이 좋았다 사랑은 너무 급하면 안돼 간혹 친구들이 자기가 만들어낸 일방적인 사랑이란 덫을 못보고 제 발에 걸려 넘어져 상처를 입을 때 그럴때면 내 마음도 같이 아팠다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여유를 즐겨 패배를 두려워 하지말고 계속 도전해봐 여운이 남겠지만, 그 다음 게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거야 사실 나도 안다 나도 사랑을 시작할때,..

    183.6Mhz : 사람의 3가지 원칙

    지금에서야 이해했다. 아님 지금이 되서야 겨우 깨달은것같다. 사람은, 사람은 붙잡는 거 아니더라. 사람은 변하는 거 아니더라. 사람은 끼리끼리 만나더라. 우연히 책에서 본 글 그래, 한번 떠난 사람은 보내줘야해 그래, 그 사람은 변하지 않더라 그래, 나에게 벅찬 사람은 이제 감당하기 힘들더라

    183.6Mhz : 시작은 거짓말

    문득 사랑을 시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궁금해졌어. 드라마를 보다가 갑자기 그런 이야기가 나왔거든.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확인해본 결과, 1위는 바로 거짓말이었어. 거짓말... 생각해보니 나 역시 거짓말을 자주 했던 기억이 나. 중학생때, 학교에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나는 너가 손을 들면 따라서 손을 들었고 너가 좋다면 나한테 그게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어. 그렇게 거짓으로나마 너랑 통하고 있다는걸 생각하고 싶었는지 몰라. 20살이 되고 나선 밸런스 게임이라는것을 알게 되었고, 술자리에서 자주 할때쯤, 어떻게든 너랑 똑같은 것을 고르려고 너의 입모양을 읽는 추잡한 기술까지 배워왔어 확실히 그 방법은 효과가 있었어. 너가 나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었으니 말야 그래, 나에게 거..

    183.6Mhz : 거짓말(-)

    나는 알고 있었어 너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걸 여름이 좋냐고, 겨울이 좋냐고 물어봤을때 우물쭈물하다가 너는 나에게 무슨 계절이 좋냐고 되물었지 나는 여름이 좋다고 했고, 너도 그제서야 웃으며 나도 여름이 좋다고 말한걸 기억해 복숭아가 좋다는 거짓말, 팥빙수집 갔을때 딸기 아이스크림을 시키는 너를 보며 복숭아를 좋아한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는걸 나는 이미 알고 있었어 나는 너의 진심이 궁금해서 너에게 다가갔지만, 너는 항상 그림자를 내세웠지 계속되는 거짓말, 그것이 내마음을 아프게 만들었고 결국 나는 너에게 이별을 고했어

    183.6Mhz : 거짓말(+)

    너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너에게 했던 수많은 거짓말들 너 앞에서 여름이 좋다는 거짓말, 너는 여름만의 그 분위기가 좋다 했어 사실 나는 여름이 싫었어 더운건 나에게 쥐약이었거든 너 앞에선 복숭아가 좋다는 거짓말 너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었으니까 나는 사실 포도를 더 좋아하는데 너 앞에서 나는 항상 두렵지 않다는 거짓말 넌 그런 내가 좋다고 했지 하지만 네 앞에서 난 항상 두려웠어 내가 했던 거짓말들을 들키지 말아야 했거든 그렇게 너가 나에게 왔어 아니, 내가 만들어낸 나의 그림자에게 왔어 하지만 항상 너를 생각하는 내 마음만은 그 내 마음만은 너가 좋아했으면 좋겠어.